팔레스타인의 가난한 목수의 아들 예수를 따라 걷고 싶었던 영원한 청년 조성만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지난 17일 모교인 전주해성고에서 이행욱 총동창회장과 총동창회 임원, 열사의 친구들인 18회 동기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추모제에서 18회 동기 대표인 정민양씨는 “스물다섯의 짧은 삶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대적 소명을 절규하였던 친구”라고 회고했다. 그의 모교 앞에 세워진 추모비는 그를 ‘부활하는 한반도의 넋’으로 추앙하고 있다.

　조성만 열사는 1964년 12월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으며, 1980년 전주서중과 1983년 전주해성고를 졸업, 재수당시 명동성당 청년연합회 소속 카톨릭민속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하다 1984년 서울대 자연대 화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시절 2학기를 휴학했다. 1985년 2월 군에 입대했고, 재대 후인 1987년 6월 항쟁당시 구로항쟁으로 구류 10일을 겪었으며 이후 카톨릭 민속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후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 교육부에서 열사는 “양심수 석방하라!”, “조국통일 가로막는 미제 몰아내고 광주학살 진상 밝혀내라”, “남·북 올림픽 공동 참여하자!” 등을 외치며 건물옥상에서 할복 후 투신자살기도, 운명했다. 현재 열사의 시신은 광주 구 5·18묘역 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되어 있다.

　서울대 학생으로 장례도 촉망되었지만 개인의 삶보다는 민족 자주권이 상실된, 당시의 혼란했던 사회에 대한 절규였고 이 나라 전체 국민의 삶을 더욱 중시한 결과 죽음을 통해 그 뜻을 알리고 실현되길 바라며 사회와 조국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조성만 열사의 삶과 죽음이 비추고 있는 빛과 그림자를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삶을 이기적인 것에서 이타적인 것으로 바꾸고, 가족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사회와 국가를 늘 걱정하며 행동하는 삶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영원토록 빛나는 그 얼이 우리 가슴 속 깊이 살아 이 땅에서 계속 왕성한 생명력으로 유지될 것이다.

　조성만 열사의 죽음은 다시 한 번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각성시키고 있다. 26년이 지난 지금, 그의 죽음을 돌이켜보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고, ‘국민들의 가슴에 조국의 민주화의 불을 당긴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송민정 도민기자